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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숙소구하기] 체계적인 어프로치 소개. 실용적인 TIP!

JANIMUN 2021. 2. 3. 00:41

폭풍같은 3개월을 보낸 후 이사를 하고 내가 숨쉬고 있는 곳 위에 지붕이 있다는건 무지하게 감사한 일이라는걸 새삼 느꼈다. 

이제 만으로 서른이 되는 이 나이에 처음으로 내가 번 돈으로 월세라는 것을 내야했다. 처음에는 너무 아까웠지만 그동안 월세 한푼 안내고 어떻게 그리 잘 살았던지 신기할 따름이다. 

 

취리히는 워낙 비싼 도시라 주변 사람들은 베를린 싸다며 학생으로서는 집 구하기도 저렴하고 어쩌고 다들 남일이니 쉽게 얘기하더군...하지만 블로그 글들을 읽어보니 값은 둘째치고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검색을 하다보니 베를린이 가난하지만 섹시한 도시라는 것은 옛날 얘기처럼 느껴졌다. 아무튼 집 구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하려는 것 보다 체계적인 어프로치를 통해 스트레스를 최소화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보려 한다. 

 

우선 숙소 구하기 어려운 이유들을 정리해 보자면:

1. 2021년 2월 업데이트 된 통계를 살펴보면 센터에 원룸 아파트 비용이 약 119만 3천원 (환율 1343, 2021 2월 기준) 정도 된다. 서울도 이쯤은 되지 않나... 고정수입이 있어 월급이 400만원이라고 해도 작지 않은 금액이다. 고정수입이 없는 학생이 내기에는 부담될 수 밖에 없는 비용이다. 그래서 Flatshare를 많이 하곤 하는데 방 3개짜리 집이 1500유로 정도는 한다고 하면 적어도 500유로는 내야 괜찮은 집에 들어갈 수 있다. 베를린이 물가는 싼 편이지만 렌트는 절대적으로 더이상 저렴하지 않다. 

2. 만약 원룸/투룸 플랫을 구한다면 근본적으로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 베를린은 1인 가구가 약 107만 가구, 그리고 2인 가구가 약 57만 가구정도 된다. 하지만 원룸 주택은 63만채, 그리고 투룸 주택은 42만 채 밖에 안된다...이미 각각 41만 채의 원룸과 15만 채의 투룸 주택이 부족하다. 내가 본 원룸/투룸 주택 가격은 천차만별이었다. 그래도 850-1400유로는 예상해야 (furnished) 갖춰진 집에 살 수 있는 정도였다. 

 

3. 3인+가구 플랫을 플렛쉐어 하면 500-650유로 정도 하는 듯 했다. 그래도 부담이 적어 플렛쉐어를 한다면 괜찮은 가격이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나 말고도 다른 1인/2인 가구가 집을 찾는 영혼이라고 생각하면 경쟁이 느껴 질것이다. 게다가 베를린은 인터네셔널 학생들과 근무자들이 많이 유입되는 도시이기 때문에 치열하게 단기로 집찾는 사람들이 나 말고도 굉장히 어마어마하게 많다. 

 

4. 경쟁자가 많으니 선택권은 집주인한테 있다. 혹은 플렛메이트들한테 있다. 사이트를 통해 자기 소개 등등 열심히 적고 방을 보고 면접을 봐야 선택받을 수 있는 구조다. 인터뷰라는 또 하나의 관문이 있다는 것이 시간과 에너지 차원에서 어려운 이유중에 하나다. 

 

 

그래서.... 베를린에서 집을 잘 구할 수 있는 TIP을 경험을 통해 정리해보았다:

 

1. 우선순위를 정하자.

  • 예산 - 돈을 더 많이 준다고 좋은 집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니 예산을 대략 정하고 그 안에서 찾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옵션을 원룸 혹은 좋은 플랫쉐어 이렇게 두었다. 원룸의 경우 예산은 1300유로 까지 생각했고 플렛쉐어는 대략 500-650유로 정도로 잡았다.
  • 위치 - 학교를 위해 가는 것이니 캠퍼스 근처로 (하지만 들어가보지도 못했다. 코로나때문에 샤리떼 병원 주변은 철저하게 출입을 관리한다) 그리고 주변에 살만한 동네인지 확인 (슈퍼마켓, 치안 등 고려)
  • 부엌 - 다른 건 몰라도 난 냉장고와 식기세척기가 중요했다. 두가지가 깨끗하고 잘 작동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 정신건강에 괜찮을 정도의 크기 - 여기서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단칸방에 들어가는 것은 처음부터 방지하고 싶었다. 나의 멘탈은 내가 책임지고 관리해야 하니까 아무리 저렴하더라도 특히 코로나 때문에 시간을 많이 보내야하는 공간인 만큼 살기 괜찮은 공간이어야 했다. 

2. 두번째는 주변에 베를린 커넥션이 있다면 무조건 방 구하고 있다고 떠들고 다녀야한다. 인터뷰를 봐야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아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우선순위에 들어간다. 이렇게 나한테 주어진 옵션들이 내가 마지막 선택한 집 말고도 2-3군데 있었다. 

 

3. 여러 플랫폼 활용. 하지만 시간을 아끼기 위해 가장 traffic 이 많은 2 플랫폼에 주기적으로 드나들었다. 난 거의 50군데 이상 콜을 했던 것 같다. 한 주에 2~5곳 씩 소개 글을 남기고 잠깐 콜도 하고.... 삼개월 정도 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지쳤지만 나중에는 이 과정이 재밌어졌다. 끝나서 재밌었다고 느낄 수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코로나 덕분에 영상통화를 인터뷰로 대체하는 추세였어서 이 부분도 다행이라 생각했다. 이 집들을 내 발로 다 가보진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한국에서도 영상통화로 충분히 가능하다. 대신 사기를 조심하자! 계약싸인과 집세는 키를 받은 이후에 송금할 것. 

 

나는 주로 wg 사이트와 페이스북을 활용했다. 그리고 혹시 해당 기간 동안 안구해지면 에이전시 (예: Habyt / Homeful) 통해서 갈 방을 몇군데 알아두었다. 사이트를 통해 방을 구한다는 것을 알리면 전화/이메일이 온다. 그러면 내가 어떤 조건으로 구하고 있는지 얘기하고 그 에이전시에서 지금 혹은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떤 방들이 있는지 추천해준다. 꽤 괜찮은 옵션들이 있었다. 가장 큰 장점은 인터뷰를 보지 않아도 되고 에이전시가 방을 알아봐주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아낄 수 있다. 단점으로는 플렛메이트가 누구인지 내가 고를 수 없다는 것이다. 나는 리스크를 최소화 하기 위해 방을 추천해 주면 플렛메이트가 어떤 사람인지도 같이 물어봤다. 아무트 에이전시를 통해 이렇게 다른 대안을 대충 마련해두고 집을 구하면 마음이 우선 좀 편해진다. 그러니 이 방법을 매우 추천! 내가 주로 사용했던 사이트만 소개하자면:

www.wg-gesucht.de/

www.facebook.com/groups/flatsinberlin

www.habyt.com/cities/berlin

homeful.ly/berlin

 

4. 인터뷰 팁은 나는 학교와 내 전적을 밝히면 어필했다. 샤리떼 다닌다고 하면 다들 괜찮게 받아주었고 5년 동안 일했다가 다시 공부하는 것이라는 것을 얘기하면서 금전적으로 나는 렌트를 문제없이 잘 낼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 사람마다 집주인이 아시안인 경우 나를 좋게 봐주는 것 같았다. 

 

5. 그리고 직접 가보지 않으면 면적으로 대략 집 크기를 상상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진으로는 다 예뻐 보일 수 있다. 충분히 커 보일 수도 있고.

 

6. 알아두면 유용한 용어들

  • Kaltmiete 전기세 , 물세 , 난방비 불포함
  • Warmmiete 모든게 포함 (=Kaltmiete + Nebenkosten)
  • Nebenkosten 전기세, 물세, 난방비 비용 등등을
  • Heizkosten 난방비
  • Nachmieter 내 다음의 세입자
  • Zwieschenmieter 장기간 집을 비웠을때 그 기간동안 들어온 세입자

7. 마지막으로....이런곳은 조심!

  • 사진과 영상통화로 본 집이 너무 다른 곳 : 당연하겠지만 영상통화로도 괜찮아 보이지만 사진과 격차가 느껴졌다면 그런 집주인은 그냥 피하자. 
  • 집주인과 커뮤니케이션이 별로인곳 - 인터뷰라는 프로세스를 집을 구하는 입장에서도 잘 활용하면 좋다. 이 집주인과 대화가 잘 통하는지 그사람에게서 차별은 안느껴지는지. 나는 꽤 괜찮은 집에서 나를 좋아했는데 플렛쉐어였고 집주인이 말레이시아 사람 이었는데 자기는 아시안이면 환영한다며 문제를 별로 안일으키고 깨끗해서 좋다 등등 얘기하던데 고정관념을 그렇게 떠벌리고 말을 해버려서 가고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 엘레베이터가 없는 5층... 한국은 왠만하면 다 엘레베이터가 없지만 유럽은 없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 엘레베이터 있는지 없는지는 확인하자.

이렇게 한 3달 간의 고생?과 재미 끝에 난 영상통화로 면접보고 구두로 계약한 뒤 집에 와서 계약서 싸인하고 열쇄를 받았다. 그리고 매우 매우 만족하며 베를린 웨딩에서 잘 살고 있다. 도착하자 마자 격리를 해야했어서 여러 걱정이었는데 키친타올, 화장지, 냉장고에 몇가지를 등등 나를 위해 구비해 두었다고... 환영받는 기분이었다. 그동안 나는 베를린에서 정말 운이 좋았다. 사실 그래서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것 같다. 이걸 어떻게 돌려줘야할지 모르겠다. 

 

타지에서 혹은 단기에 타임라인을 두고 방을 구해야 하는 처지라면 이보다 힘든 일이 없을 정도로 느껴진다. 몸과 마음 고생을 최소화 하기위해 체계적인 어프로치가 필요하다. 본인한테 맞는 어프로치를 선택해서 구한다면 그래도 고생이지만 덜 초조해질 수 있다. 베를린 방구하기 화이팅! 혹시 문의가 있으신 분들을 댓글로 남겨주시면 더 구체적인 정보 공유드리겠습니다.